jiu song
◎풀린 것들을 뭉쳐서 먹어본다
(젖은 콧바람)
옆으로 내려간다
◎아래를 바라보니 세 쌍둥이가 포근하게 누워있다
같은 눈을 감고선 하늘 아래에 작은 인간의 범위로 새하얀 이불보를 덮고
◎그리고 내가 바라본 것은 산과 호수의 사진들이다
폭포같은 것이 있다
◎자몽 주스 마시자, 오래된 친구가 말했다.
정작 손에 받은 것은 오렌지 주스였고 우리는 애초부터 오렌지 주스를 찾던 사람처럼 움직인다.
◎겨울이라 붉은 빛에 손이 가는데 겨울의 빨강은 건조하고 거리를 둔다.
농담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끝날 것 같은 예감이 지속된다. 먼지가 많고 오븐의 불빛 자동차
◎love in the weight of organs
◎무겁기를 무거우면 안 날아갈 것 같고 나를 눌러주고 나무 같고 밥을 안 남길 것 같아서
◎지친 엄마를 구경하던 반지하
엄마가 작업을 하다보면 늘 해가 지는거야
테라핀과 사포질에 날리는 나무 가루는 노란색 따사로운 빛의 향기 살구색 석양 향기
◎햇빛으로 들어찬 뼈들
◎한동안 단어들을 채집했다. 수수께끼 같은, 미스테리한, 묘한, 신비로운, 착각, 백일몽과 같은 단어들이 현실과 실현 가능 사이에 끼어있었다.
"엉터리 없는"
이라는 말을 한참 생각했다. Lively는 활기찬, 강력한, 날카로운, 예리한, 선명한, 인상적인, 상쾌한, 경쾌하게 나아가는 형용사다.
◎"원한다"라는 동사에 문제점이 있는 것 아니야?
◎테크닉technique
◎깨다awake
◎짧은 꼬리만 남은 우로보로스
◎오시로트타: 빵의 부드러운 중앙부
◎초콜릿과 달팽이를 헷갈리다
◎눕는 건 매번 오랜만 같아 태어날 것이 너무 많고 알은 이미 뼈같아
◎허벅지 근육은 몸에서 무거운 곳이라 그런지 추위도 더 오래 머금고
◎"커다란 눈물"
◎저녁에 케이크를 먹었다. 딸기가 올라가 있었고, 숨어 있었다.
이 하얀 침대는 버려질 것이다. 버리는 일은 괜찮은데 버리는 상상이 폭발한다.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하는 일이 때론 돌파구를 폐쇄하고
그래서 내게 돌파구를 만들어 주는 것은 카라멜도 죽은 쥐도 봄도 아닌 주간운세
◎새해가 오고 오늘의 별자리 운세 보기를 그만두었다
◎내용은 다르겠지만 아마 색으로 보면 다 똑같을거야.
◎몸 속 세포가 모두 웃고있다는 사람의 짧은 인터뷰를 봤다. 이 말을 믿을 수 있는지.
그 사람의 얼굴을 봤다면 단번에 믿었을 것이다. 자주 웃는 사람의 주름이 있다.
◎토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느낄 수 없을 때
◎늘 결국은 마음을 원한다
◎어제는 잠시 어두운 지하철에 갇혔어 불이 꺼지는 순간 심장이 쿵쿵 뛰었지
얼른 나가게 해달라고 망치로 창문을 부수고 싶었어
소란스러워진 지하철에서 나는 명백히 초연함을 잃은 사람 쪽이었어
내가 삶을 좋아하고 있는 중이란 걸 지하철이 알려주었지
◎<-----> 이 방향으로 몸을 철커덩 열기
◎머리를 기대어 쉬고 있었다. 잠에 들 뻔 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경쾌한 벽을 찾는다. 얼굴을 더듬는다.
손가락이 귓구멍을 지나 눈썹에서 눈꺼풀, 코, 인중으로 내려온다. 속눈썹이 가장 조용했고, 정확했다.
◎"텅 빈 가운데서도 계속 사랑해야 한다 (...)
오직 아름다움만이 그 자체로 선하나 그 안에서 어떤 선을 찾을 수는 없다
(...) 흡사 어떤 약속 같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자기 자신만을 줄 뿐, 다른 것을 주지 않는다"
◎손목에 살고있는 배는 실수 갈라진 피부 조직에 크림을 얹자
◎만족감을 느꼈고 심장과 자궁, 갈비뼈와 성기 부근에 슬픔을 느끼다
서로가 통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한 곳만이 만족하는 일은 드물었다 덧 눈물샘으로 가는 경로
◎모두가 미지근하고 나 혼자 들뜬 채 그래도 배를 만지면 볼록했고 아 맞아 나 잠들어있다는
이것을 다 느낀 꿈을 꾸고 눈이 새빨개져 일어났다 다음 날 새로운 집을 찾으러 돌아다니는데 걸음이 현저히 느려졌다
발목의 뒷 부분은 반스 운동화가 피를 낸다 할 수 없어서 길을 걸었다
◎아늑하다. 미래가 가진 덮개, 침대, 벽, 뚜껑, 망신, 보호막, 씨앗. 몸은 흐른다. 쿵 하고. 물 같다.
◎아무런 소리도 내고 싶지 않다.
◎수세미를 험하게 다뤘다. 날마다 수세미 튼 곳에 허리가 부러진다. 수세미의 긴장감.
햇볕은 언제나 도움을 준다. 구멍의 바람을 따뜻하게 만들고 수세미를 소독한다.
하지만 내일이면 나는 겨우 소독된 수세미를 다시 축축하게 오염시킬 것이다.
◎그리고 비닐봉투를 생각했다. 초등학생 때 책상에서 만들었던 것들은 괴상했다. 냄새도 고약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친구가 만든 것처럼 예쁘지도 않았다. 문득 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는지 난 그것들을 비닐 봉투에 모조리 넣었다.
검정색 비닐봉투. 그 봉투를 독약처럼 취급했다. 내가 만들었던 것들은 손쉽게 버려졌으며, 창문 밖 풀밭으로 던져졌다.
무단투기를 한 것이다. 가끔씩 꿈에 의문의 검정색 봉투가 나오면 나는 이 기억을 떠올린다.
계속 따라다니는, 멀리하고 싶은, 유독한.....
◎레몬의 근육 속 댄싱
◎자리에 금방 없던게 생겼다. #1 모양이 우스운 빵 #2 핑핑핑... #3 가죽 신발에 발을 넣을 때 #4 여행을 위해 가방에 억지로 들어가야 하는 개
◎어떻게 더 같이 있어줘야 할까. 어떻게 어루만져야 직성이 풀릴까.
◎있다고 해도 금방 사라지겠지. 그것은 있는 걸까, 없는 걸까?
◎없던게 생겼다. 조금의 집착
보기만 하면서 다 들킨 느낌 내 안에서 무언가 개선되고 있음을 (.......)
◎정말 좋은 음악을 듣고있어
새의 소리를 듣는다 반복되는 듯 하다가 훅하고 쳐진다 심장이 차분해진다
또 다른 새의 소리로 넘어갔어 더 어린 것 같은
(31분 후)
간절하지 않다는 축복
◎인도가 없는 길에 살고있다. 길은 질서 정연하다.
저녁 8시 즈음에 길이 느려지고 다리가 없어진다. 내가 떠가면 차가 멈추고,
목적지를 향해 발사하는 오토바이를 보면(안에는 따끈한 음식이 있을지도) 내가 옆에서 기다린다.
◎돌아갈 곳은 없다. 돌아갈 곳은 그냥 사라진다. 조각나거나 가루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커피 포트의 연기처럼
◎씨앗의 단단한 블랙홀 악보 같다는 생각을 한다
◎뒷모습과 자는 모습 먹는 일 덮는 일 화상을 두 번 옅게 같은 자리에
◎나로 드러날 수 없는 습관: 머릿속에서 부르는 자장가